무아의 향기

<옥잠화> 축시(방신부님)

by 방유룡영성연구소 posted Jun 16, 2025
?

단축키

Prev이전 문서

Next다음 문서

ESC닫기

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

3-1/ 59. 6

축시(방 신부님)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<본원 공동체> 

붉은 악마와 평화의 신

얄구진 교차속에서

서럽도록 적막한 세월은 흐릅니다.

새벽은 가고 또 어둠이 오고

오늘 당신의 날

백절불굴의 사도 승리의 사도이신

당신만이 갖일수 있는 경사

뭇 사람들의 무수한 조소에도

아무런 성낼 기력조차 망각해 버린 지금

오늘도 또 내일도

主命에만 順順이 따르려는

- 그것은

웃음도 성냄도

- 살라 먹어버린 하나의 석상

아니 영원한 무아

마음껏 가져 놀다 안타가움도 없이 버리고 간

고적한 한개의 바닷돌인냥

누구의 갈채도 있을리 없건만

비맞고 우박맞고 팔매질 당하고 그래도 모르는체

당신은 쉬일줄 모르는 치열속에

서러워 아니하고 사르시옵니다.

허나 텅비어 있어야만 할 우리 맘에

때 아닌 빨간 이리의 혀가 새겨져 있으니

마지막 연꽃처럼 아스라이 아물어질 날이 아쉬워

파르르 떨리는 우리들을

당신은 포옹해야 했읍니다.

그러기에 오늘

산도 들도 바다도 아기별님도

아니 짖꿎은 장마비까지도

미약하온 당신의 딸처럼 마음껏 찬미하옵니다.

오 당신의 굿센 넋

당신만이 온전히 차지한 은근, 끈기

뿌리마다 구천을 향했고

가지마다 창공을 뚫어 솟았으니

머언 후일 당신은

웃음의 왕자

아니 치명의 성자 되시오리다.

인류의 등촉 되시오리다.

 

1959. 7. 5 본명첨례 맞이하여

 

제3호축시(방신부님).jpg