• 선종회원 박분순 베로니카 – 가운 혹은 수의 에피소드 1
  • 박분순 베로니카 회원 선종

     

    향년 88.

     

    세례 19631224일 범일 성당

     

    견진 19641122일 범일 성당

     

    입회 1984730

     

    서약 19891030

     

    선종 20161121

     

     

    외부회에서

    선종회원께 입혀드리는 겉옷의 용도로 제작한 흰 가운을,

    회원들은 보통 외부회 수의라 부릅니다.

     

    연세가 높으신 외부회원들은

    하늘로 승천하시는 성모님의 복장을 연상시키는

    이 흰 가운을 입고, 푸른 띠를 매고, 화관을 쓰고 가시는 것이

    소원인 분이 많으셔서,

        

    연락이 두절된 회원의 자녀분들이

    수녀원으로 전화하여,

    요양원에 계시다거나 선종하셨다거나

    하는 소식을 전하며,

     

    어머님이 치매되시기(혹은 돌아가시기) 전에

    내가 죽으면 꼭 수녀원에 연락하여,

    수의를 받아와 입혀달라고 하셨어요.’

    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.

     

    비록 선종하신 뒤일지라도

    마치 잃었던 양을 찾는 느낌입니다.

     

    그런가 하면,

    말 그대로 헐렁한 가운처럼 보이는 이 흰 옷이,

    전혀,

    (외부회원들이 즐겨 부르는) ‘수의로 보이지 않아,

    고인에게 입혀드리기를 원하지 않는 유족들도 있습니다.

     

    박분순님의 가족은

    수의를 거절했습니다.

     

    2년 전.

    방문을 끝낼 때까지 내내

    손녀 본 듯(손녀가 수녀님이시라고) 좋아하시며,

    손을 잡고 정겹게 이야기하시던 모습이 선연한데

    전송하시는

    문 앞에서,

    오래 사니까 눈치 보여서 어려워.”

    갑작스레,

    귓속말 하시던 장면이

    뜬금없이 마음을 치고 올라옵니다.

     

    나이 먹어 늙어지면,

    무리 안에서 약자로 살다가 삶을 마무리하는

    다른 생물들처럼,

    인류도

    피조물의 한 종으로

    약함을 통해 내려놓음과 비움의 지혜를 익히며,

    임종을 준비하는가 봅니다.

     

    모두 내려놓고,

    떠나신 박분순 베로니카님.

    하느님 품에서,

    편안히 안식을 누리시기를 빕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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